생각만 해도 오싹한 치과, 즐겁게 방문하려면?

병원이 다 비슷하게 무섭기야 하지만, 그 중 치과는 제일 가기 싫은 곳 중 하나인 것이 사실 입니다.
소아치과학을 전공하면서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치과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사실상 같다는 것을 알게되어 굉장히 재밌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치과가 무서운 제일 첫 번째 이유는 치료하는 장면을 내가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여러 가지 신체감각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그 중 단연 으뜸은 시각입니다. 즉, 사람은 눈으로 거의 모든 정보를 우선적으로 받아들이고 판단하게 됩니다. 그런데 치과는 가뜩이나 보이지 않는 입 속을 치료하는데 심지어 눈을 아예 가려 버리기까지 합니다.
그럼 당연히 시각의 다음인 청각이 예민해지게 되고 모든 소리 하나 하나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큰 난관이 생기게 되는데, 치과는 안타깝게도 모든 기계와 기구들이 썩 유쾌하지 않은 소리를 내며 작동합니다.
이쯤부터는 제아무리 천하장사인 환자분이더라도 손에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두번째 치과가 무서운 이유는 과거의 경험 때문입니다.
치과 치료는 소름끼치는 치료의 느낌과 도통 해결되지 않는 통증, 게다가 조금 아프다고 해놓고 엄청나게 아픈 통증, 힘들게 치료를 했는데 또 금방 탈이 나는 등 정말 총체적인 어려움을 가진 치료 분야입니다.
그렇지만 치과의사들도 억울한 것은 치아라는 고약한 녀석들이 너무 작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한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치과의사들끼리도 푸념 삼아 이를 빼서 치료하고 다시 심으면 속이 시원하겠다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또한 과거의 대부분 치과치료는 병의 원인을 치료해서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을 수습하고 더 심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면서 치료하더라도, 원인을 고치지 못했으니 병은 자꾸 재발하게 되고, 그냥 참고 살자 하다가 더 아파지고, 그럼 더 아프고 힘든 치료를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런 경험들이 몇 번 쌓이고 나면 누구나 치과에 오는 것이 고문처럼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큰 이유들로 치과는 정말 공포의 대상이 되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노화가 진행되면서 인체조직에서 오는 잇몸뼈 흡수나 치아마모 등의 자연스러운 변화는 어쩔수 없다치더라도, 이제는 구강질환이 생기는 원인부터 파악하고 고쳐야 함이 옳습니다.
첫번째 이유인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의 경우는 무엇보다 치료 전 전문 의료진의 자세한 설명이 필수입니다. ‘어차피 말해도 모르지 않냐, 치료 알아서 잘해주겠다’ 는 식의 무대포 진료가 행해지게 되면 이미 환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는 시작부터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치과의사가 직접 검진하여 명확한 치료 계획을 세우고, 세심한 치료의 단계별 적용에 대해 의사소통이 가능해야만 환자분들 스스로도 어떤 치료를 받게 되는지 예상하고 공포심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 큰 이유였던 원인의 해결은 정기적인 치과 방문을 통해서 달성해야만 합니다. 아플 때만 방문하는 것은 치과를 무조건 아픈 곳으로 생각하게 되는 큰 원인입니다.
치과도 아프기 전에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검진을 받고, 심해지기 전에 현재 있는 문제들을 간단한 치료로 해결하고, 또 자세하고 꾸준한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와 관리방법에 대한 설명을 받으셔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한 노력들로 치과를 무섭지 않고 즐겁게 방문할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치과에 오는 것을 너무 두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꾸준히 방문하시어 오복 중 하나인 치아 건강도 지키고 더 나아가 건강한 삶까지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