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결산과 2019년 금융 시장 전망

2017년 말 즈음에 필자가 쓴 <2017년 경제동향 및 2018년 국제금융시장 전망>에서 이렇게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좀 우울한 얘기지만 우리가 알게 모르게 2017년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정점을 찍은 해 아닌가 싶다. 더불어 우리나라 경제도 짧은 호황을 지나는 모습이다.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10년 위기주기설’을 맞는 꼭 10년 만인 2018년이다” 금융 위기가 나타날 때마다 근본적인 원인 제공자는 대개 선진국이었으나 그 직격탄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와 중남미 그리고 남부유럽 신흥국가들이었다. 하지만 이젠 심리적인 학습효과도 충분하고, 나라 곳간도 어느 정도 채워져 위기 돌파 능력이 커져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온갖 만물이 그렇듯이 생성-성장-쇠퇴-소멸의 끊임없는 연결고리 속에 진화해 왔듯이 경제도 라이프 사이클의 순환 과정을 거친다. 정부나 우량기업들은 웬만큼 여력이 있어 견디지만 금융 위기에서 일반 가계의 고통은 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희망을 안고 산다면 경제는 어느 순간 다시 좋아질 것이다. 우리 인류가 이만큼 발전한 데는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고민이 담겨 있으며, 고난극복의 역사와 함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우리를 지금 여기에 있게 했다. 자연계에선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한 것’이다.
2018년 국제금융시장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보면, ① 미국-중국간 무역전쟁 ② 주요국들의 과도한 가계 기업 정부 부채 문제 ③ 미국의 금리인상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파장 ④ 트럼프 미 행정부의 혼란스런 경제 및 외교 정책 ⑤ 미국-북한, 남-북한 정상회담 등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빅 이슈는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일련의 대북 완화 조치, 완고한 정부의 경제 정책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인상, 주52시간 근무제도 등), 추락하는 경제지표 등이다. 2019년 국제금융시장 주요 변수로는 여전한 북한 핵 문제, G2 파워게임, 글로벌 부채 문제, 금융시장 악재, 무역 및 환율 전쟁, 각종 규제 및 세금 문제, 극심해지는 자연재해 등 7가지 정도가 꼽힌다.
그에 기반해 주요 금융시장 별 2018년 흐름에 이은 2019년 전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주식시장(株式市場)
글로벌 증시는 한마디로 최악의 한 해였다. 미국, 중국 ,유럽, 아시아를 가리지 않고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주요국 금리인상, 글로벌 공급과잉, 부채문제, 자연재해, 보수와 진보 진영간의 정치 불협화음 등 온통 악재로 점철된 세계였다. 경기 호조로 간주되던 제4차산업 혁명 등 패러다임 변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절대적인 저금리 기조, 기업실적 호조, 사상최대 수출입실적(무역 1조 달러 재돌파), 코스닥시장 활성화 조치, 풍부한 세수(稅收) 등은 온데간데 없다. 2019년은 글로벌 증시 최악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면서 그나마 다행일 정도다. 뉴욕, 유럽, 중국, 일본, 아세안 증시는 기대가 되고, 코스피지수는 1,900~2,300선, 코스닥 500선의 바닥을 다지면서 550~850선이 예상되나 양대 지수 모두 2018년 최고조 같은 급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및 경제정책기조 변화가 관건이다.
■ 채권시장(債券市場)
2018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금리인상 기조 속에 정책금리도 동반 상승세였으나 생각만큼 폭은 크지 않았고, 이미 예상되었던 재료들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2018년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유동성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채권시장에서도 선진국과 유망 신흥시장 및 국내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들 순매수 기조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나 금리 반등에 채권수익률 예전 같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FOMC)과 한국(금통위) 금리인상 폭도 시장이 우려하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상황에 따라서는 금리 재인하도 예상된다.
■ 외환시장(外換市場)
2018년 외환시장은 글로벌 달러 강세가 방점이었다. 그러나 2017년 1월 D. 트럼프 美 대통령 취임 초 공언과는 달리 글로벌 달러 강세 폭이 크지 않으면서, 브렉시트와 유럽지역 악화 불구하고 유로화 및 영국 파운드화 등 약보합 등락에 그쳤다. 달러인덱스(EUR, JPY, GBP, CAD, SEK, CHF 6개국 통화기준으로 산정한 USD 지수) 역시 2016년 말 지수 100, 2017년 말 92, 그리고 2018년 말 96으로 등락 폭이 크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남미 및 아시아권 신흥국 통화 약세는 가팔랐다. 원달러 환율은 4% 이상 약세(환율상승) 기조다. 4월과 10월 두 차례 美 의회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우려, 유의하면서 글로벌달러 약세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여진다. 원달러 환율 1,050~1,150원 사이에서 주거래될 것으로 전망되며, 장기적으로 세 자리(900원대) 환율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초약세를 시현 중인 비트코인 은 우리나라는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으나 대안화폐 (가상화폐)로 자리잡을 지는 국제적인 관심사다.
■ 원자재상품시장(原資材商品市場)
글로벌 경기 둔화에 2018년 원자재상품도 약세를 면치 못한 해였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불협화음, 중동지역 내분, 이란 사태에 따른 감산정책 실패, 기술 발전에 말미암은 생산비용 절감으로 셰일가스 및 대체에너지가 증산되면서 50달러 대를 밑돌았다. 2019년도 국제유가 40~80달러 대 주거래가 전망된다.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로 2% 이상 하락 하였으나 2019년 금 선호 심리는 여전할 전망이다. 구리 값도 중국 중심 글로벌 경기 둔화에 보합세 예상된다.
■ 부동산시장(不動産市場)
주요국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 악화에 주요국 부동산 투기 억제책 등 강화되면서 예전 같지 않은 해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와 희소성 강한 투자수단으로서의 부동산 매력 강조되면서 선, 후진국을 불문하고 주요국 수도권 중심의 상승세 지속이 전망된다. 필자가 30여년 동안 줄기차게 주장한 금융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처도 한국, 그 중에서도 서울 중심의 부동산시장이었다. 가파르게 올랐던 미국, 유럽, 중국 등은 당국의 규제 속에 보합권에 머물렀으나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홍콩 등과 아세안지역은 초강세 흐름, 한국도 서울 중심권의 지속 상승이 전망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정부 규제 정책은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