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간 군상 (2)

쏘리야 백화점. 비록 작지만, 처음 캄보디아에 와서 그야말로 갈 곳 없던 저는 거의 매일 이 백화점에 놀러 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새로 생긴 대형백화점 이온몰에 치여 한동안 손님이 없길래 깨갱(?)하고 사라질 줄 알았더니, 내부 인테리어를 완전히 개조해, 최근에는 그 깐깐하다는 스타벅스도 들어오고 비록 규모는 작지만 다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면서 다시 생기를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없어질 줄 알았던 백화점이 살아난 건 이곳만이 아닙니다. 올림픽스타디움 옆 시티몰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손님이 없어 그렇게 한적하던 곳이 지금은 다시 북적입니다. 역시 사업이 성공하려면 운영관리능력에 덧붙여 과감한 투자도 필요한 법이죠.
각설하고, 수개월 전 쯤으로 기억됩니다. 거의 1년 만에 쏘리야 백화점을 간 적이 있습니다. 근처 작은 단골식당에서 혼자 점심을 먹고 있는데, 잘생긴 서양인 젊은이가 커다란 주머니를 들고 깡통을 줍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너무 충격을 받아 숟가락을 내려놓고 몇 푼이라도 쥐어줄 요량으로 그 친구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그 친구를 시야에서 놓치고 말았습니다. 부랴부랴 차를 몰고 백화점 근처를 몇 바퀴 돌아보았지만 그를 찾을 수가 없어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 잘 산다는 미국 뉴욕 중심가에 가도 나이 드신 한국 노인들 가운데 빈 캔이나 플라스틱 페트병을 줍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미국 교포들이라고 다들 아메리칸드림을 이뤄 호의호식하며 잘 사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심지어 자식들에게조차 버림받고 하루 5시간 이상을 걸으며 여기저기 쓰레기통을 뒤져 고작 10~20달러 정도를 벌어 생활비에 보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해외에 나가서까지 거지 신세로 산다는 건 정말 못할 짓이죠. 여하튼, 이 나라 살면서 서양인 거지들이 캄보디아에도 많이 온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요새는 한국인 네다섯 분이 한 두 달에 최소 한번 이상 고정적으로 저의 사무실을 찾아옵니다. 이유는 짐작하시는 것처럼, 한 두 푼이라도 도움을 달라고 찾아오는 거죠. 그런데 그런 제 모습을 지켜본 저희 현지인 변호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계의 모든 쓰레기들이 죄다 캄보디아로 모여드는 것 같아요” 그는 덧붙여 캄보디아를 ‘DUST BIN’, 즉 ‘쓰레기통’이라고 혀를 차더군요. 사실 따지고 보면 그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 이온몰이나 스타벅스에서 먹다 남은 찌꺼기나 쓰고 난 종이컵을 버리는 데가 따지고 보면 다 쓰레기통 아니겠습니까? (웃음)
저의 변호사가 더스트빈 속에 들어가는 쓰레기로 취급하는 그런 사람들은 과연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을까 궁금해집니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스스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