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탐방의 춘향이를 만나다 !!

바탐방의 춘향이를 만나다 !!

찌르릉~~ 뚜르릉~~ 요란한 알람소리에 눈뜬 이른 아침 5시.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몸을 뒤척이며 비몽사몽 무거운 머리를 일으킵니다.
예정되어는 바탐방의 건축 상담차 새벽 출발이라 몸을 일으키려하지만 더 좀 재워주라며 응석부리는 등짝을 달래어 겨우 때낸 후 우리를 밤새워 지켜준 모기장을 쉼터로 모십니다.
아직도 꿀잠의 자락에 퐁당 빠져있는 듯 곤해 보이는 예쁜 아내를 조심스레 흔들어 깨우며 말하니 “나 안갈테니 혼자 갔다 와요” 하며 도로 눕기에 많이 피곤한가보다 싶은 짠한 마음에 잠깐 망설이다 “가면서 차에서 자면 되지” 하며 안아 일으켜 세우니 이내 아쉬운 잠을 하품에 실어 떠나 보내고서 벽시계를 보더니 주섬주섬 이부자리를 정리하고서 채비를 서두릅니다.
출장이지만 여행삼아 맛 집도 찾아보자는 몇 일전의 제안이 생각났나 봅니다.
장거리 여행의 필수품 “멀미롱”을 한병씩 원샷 하고, 새벽 5시에 졸린 눈 비비며 피곤 반 설레임 반으로 출발한 생애 첫 여행지인 바탐방 !!
하노이 도로를 지나 우동으로 향하는 5번 국도를 시원스레 질주하니 이내 눈망울이 초롱거리고 역시나 해맑은 표정을 짓는 예쁜 아내.
그곳은 길따라 .. 살펴보자면,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약 290㎞ 지점에 있으며, 바탐방 주의 주도로, 캄보디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인구는 250,000명(2009년 기준)이라 합니다.
도로 왼편에 보이는 프놈펜∼방콕간의 철도는 정비중임을 새로이 작업하고 있는 돌 자갈에서 확인할 수 있었으며 우측의 잘 정비된 관개수로는 건기철인 지금도 푸른 논을 가꾸는 원천 이였습니다.
건기(乾期)에는 길이 150km, 너비 30km, 면적 3,000km2이지만, 우기(雨期)에는 메콩강(江)의 물이 역류하기 때문에 평소의 3배나 되는 9,000km2까지 넓어진다는 풍선껌 모양을 닮은 톤레삽 호(湖)는 선운(船運)으로 인근의 씨엠립, 푸삿, 캄뽕톰과 깜뽕츠낭, 깜뽕참 등 도시와 연결됩니다.
이곳은 이 물을 이용하는 쌀 생산지대의 중심이며, 카카오, 빈랑, 고무, 과수 등 재배도 성하다는 곳이며, 유적지도 산재해 있다고 합니다.
크메르왕국시대에세워진도시로 1794∼1907년에는 시암(타이)에 속했고, 1907년에 프랑스령, 1941∼1946년에 다시 타이령 으로 되었다가 1946년에 캄보디아에 복귀하였다죠? 크메르 루주 정권 때 많은 주민들이 학살당했고 국경과 가까워 국경분쟁이 자주 일어난 것은 이곳 수호신이 지녔던 요술 지팡이를 잃어버린 탓에 자꾸만 침략이 잦다는 전설이 있다 하니, 이 동네에서 임자없이 굴러다니는 지팡이를 보시거든 그냥 버리진 마시길…,!
저희 회사의 인재 하태경 기술이사의 빼어난 운전솜씨가 못 채운 잠을 보충 하라는 듯 불퉁거리는 노면을 마치 요람을 흔들 듯 차를 흔들어 주기에 멀미약 기운과 맞물려 동행한 훈남 기술자와 저희 부부는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말로만 듣던 광활한 곡창지대의 푸르름을 즐기며, 무정차 6시간여 만에 드디어 도착한 이곳 ‘바탐방’ 입니다.
마중 나오신 단아한 미모의 선교사님과의 건축예정 부지에서 업무 미팅을 마치고 이동중에 미리 전화 예약하고 맛 따라 .. 들어선 한국식당 “남원 레스토랑” !!
대문을 들어서니 길고 넓은 자갈 마당을 지나 식당 입구에 다 다르니 양쪽 처마에 춘향 일편담심의 청사초롱이 우리를 “어서 오시라 먼 길 고생했다” 는 듯 환하게 반깁니다.
춘향이 닮은 지긋하고 휜칠한 안주인의 미소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서니 아직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더 넓어 보이는 실내와 안쪽엔 정돈되고 깨끗하고 널찍한 개방형 주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시원한 입식 방으로 들어가 간단한 인사와 메뉴 선택을 하려는 차 “그냥 알아서 차려 드릴까요?” 묻기에 별반 기대감 없이 모두 “뭐 그러세요” 했다.
음식 나오기까지의 재담이 무르익을 즈음 반찬들이 올라오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시집보내는 친정 어미의 애잔한 심정을 뒤로하고 떠나와서 떨리고 수줍은 첫날밤의 새색시 같아 보이는 건 뭔지 내 느낌이 요상도 하다.
뒤이어 따라 올라온 된장국과 민어조림. 간장게장. 묵은 지의 돼지갈비찜 .. 이 남도의 육자배기 가락타듯이 둥게 둥게 ~ ~ 두둥게~ 줄지어 입장 한다.
이럴 때 어디선가 준향전의 사랑가 한대목이 흘러 나와 준다면~~~ !
감사의 기도를 마치고.. 짧은 기도에 또 한번 감사.. 밥값을 내시겠다니 또 다시 감사..!
가까운 곳에 놓여진 멸치볶음에 별 생각 없이 젓가락이 갔고 먹다보니 조림인 걸 입이 알려주니 뒤이어 눈이 확인하고 코가 권하니 그 맛에 이끌려 계속해서 손은 방아찧듯 무아지경 ‘오토메틱’으로 오갑니다.
잊고 있었던 남도의 해변가 마을의 전통식 멸치조림 이였음을 저의 혀가 인지 한 겁니다.
계속해서 멸치조림 한가지 만 먹습니다.
맞은편의 선교사님의 따님이 한 사발 가득 건네주는 바탐방의 명품 자스민 쌀밥을 받으러 분위기를 바꾸지 않았다면 필경 젓가락이 접시 바닥을 뚫었으리라.
캄보디아 자리잡은 수 년 만에 이토록 진한 갯내음을 속살에 까지 품었다가 원하는 님 에게는 조건없이 감칠맛 보태어 내어주는 그윽한 그 맛은 새벽 먼 길 달려오느라 지쳐 있는 저의 마음에 남도의 푸른바다를 보여주는 커다란 환희였기에 첫 만남인 멸치조림 맛에 스스로 체포되고야 말았습니다.
심취해진 정신을 되돌리고 다시금 젓가락 옮겨 꺼낸 게장그릇의 작은 새우 한 마리!
무슨 시름 많았던지 마치 만추의 저녁에 홀로 우는 여인처럼 구부러진 너의 등 뒤엔 가녀린 머리카락만이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구나!
측은지심에 들척해 보이는 두터운 외투도 상관 않고 오로시 한입에 살폿 넣어 나의 따스한 입안 온기로 덮었더니 너는 결국 참았던 울음을 나의 입안가득 내보내니 짠듯 단듯 한 첫맛은 너의 첫사랑의 노래이며 매운 듯 신듯 한 그 맛은 차마 말 못할 너만의 애절한 사랑이야기 이련가!

어라?
게딱지가 사라졌다 (떼앙어) !!
맛 있는 건 뭐든지 임자가 따로 없나보다. (니들이 정녕 게맛을 알고 드셨어요? ㅠㅠ)
게장 다툼에 토라져 돌아앉은 민어찜 과 끝까지 도도하게 묵은지 위에 버티는 돼지 왕갈비찜 까지 게 눈 감추듯 밥을 거반 다 먹고서야 맛집 추천을 생각하고 사진을 찍었고 연유를 묻는 주인장에게 취지를 말씀드리니 자랑 할 맛이 아니라며 극구 거절 하신다. 대략난감 !!
마지막 남은 밥을 남김없이 먹으며 제가 마지막으로 접했던 김이 있었으니 그것은 단장이 덜 끝난듯 한 청순표 여수바다 김이 있었으니,
“길손이여! 혹여, 남원에서 김양(?)을 만나시거든 그의 참기름과 해우 향은 제가 못 잊어 한다고… 인연 있으면 다시 보자고 꼭 좀 해주소서”
이튿날 프놈펜에 내려와서 다시금 맛집 소개의 취지를 간곡하게 설명하고서야 어렵사리 승낙을 받았기에 짧게 춘향 사장님을 소개드리자면,
이곳 바탐방 유일한 한국식당을 운영하시는 허 원도(73세) 김 수선(61세) 부부는 전북 남원에서 지내시다, 지난해 4월에 이곳에 머무르시게 되었고, 연유인즉슨 이곳에서 수년간 원불교 교무로 봉사하던 딸의 건강회복을 돕기 위해 왔으며, 생애 최초로 식당을 하게 된 동기는, 아침이면 현지 식당에 꾸이띠우국수 먹을 때, 개입 반찬으로 싸 가지고 다니던 김치를 옆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된 것이 주문으로 이어졌으며, 김치를 만들어 팔던 중 보모로 보살피던 이 나라 양자의 집이 때 마침 비어 있어서 소일거리삼아 시작하게 된 거라고 합니다.
이곳을 찾는 손남은 선교사님들과 공사 관련 직원들 10여명 정도여서 여느 대갓집 가족의 저녁상 차림식단으로 장사 하시는 것 같습니다.
“즐겁게 힘 다하는 그날까지 벌이에 개의치 않고 일 하겠노라” 하시면서도 “손님을 손님답게 대접하는 식당” 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기 위한 노력으로 모든 양념은 직접 담군 효소가 바탕이 되고 주요 해산물은 남편의 고향인 여수에서 공급받으며 일반 식자재는 프놈펜 한국마트에서 받고 있는 등 국산재료를 고집한다 합니다. 다만, 가장 정성들이는 게장용 꽃게와 새우는 살아있는 상태로 시하누크빌에서 이곳시장까지 공급되기에 안심하고 담근다고 하구요. 특히, 김과 멸치. 참기름. 고춧가루는 한국의 친척집에서 직접 가서 가져오신다니 밑반찬과 음식들의 깊은 맛 원천이 짐작되어집니다.
주 메뉴로는 족발. 찜닭. 갈비탕. 감자탕. 보쌈 류 가/10-20-30$ 이며 게장2인분/10$ 생선구이. 찌개 류/5$ 이고 …아무거나 와 그냥 은/ 5$입니다.
위치는 바탐방 주 사무소 한 블럭 뒤쪽에 있으며 연락처: 092-55 66 75입니다.
식후에는 지근거리 재래시장 낫(프사 낫) 인근의 대로변에 있는 지역의 명소인 커피점(cafe cream)/ 092-58 10 68 에 들르셔서 유럽 바리스타 지도자 자격증 소지의 단아한 미모의 선교사가 직영하는 샵 에서 직접 볶고, 내린 커피 한잔의 여유는 필수코스 이겠습니다.
포장도 가능합니다!!
2018년 3월에 바탐방을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