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증시 고공비행,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지난해 연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캄보디아 종합지수가 드디어 600포인트 고지를 넘어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뜨거워지자, 평소 주식에 관심이 없던 교민들마저 솔깃해 하는 분위기다.

캄보디아증권거래소(CSX)에따르면, 지난 달 25일 현재 캄보디아 종합지수(INDEX)는 656.46 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수년째 주가가 3~400대 박스권을 맴돌았던 상황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이변에 가까운 일대사건이 아닐 수 없다.

캄보디아 증권시장이 꿈틀거리며 상승하기 시작한 건 일본 자본이 캄보디아증권시장에 유입된 덕분이라는 것은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연초를 넘어 2월초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현지 증시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최근 주식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캄보디아정부가 나서 기존 상장기업과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과 주식투자자들에 대한 세금감면 등 당근책을 내놓자, 일반 투자자들도 빠른 속도로 늘어난 추세다. 이 같은 캄보디아증권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지난 1월 17일 거래소에서 열린 프놈펜수도공사(PPWSA)와 그랜드 트윈 인터네셔널(GTI), 프놈펜자치항(PPAP) 세 회사들의 재무제표 설명 및 사업계획 설명회에는 100여명이 넘는 현지인 투자자들과 기업관계자들이 참석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부 언론은 현재 캄보디아 증권시장이 활기를 넘어 주가가 고공비행을 하게된 이유에 대해 증권거래시간 확충, 배당금 인상 발표, 모바일을 통한 거래의 편의성 등 거래소의 영업전략에서 찾곤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거래소측의 이 같은 숨은 노력이 캄보디아 증권시장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을 촉발시킨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현재 캄보디아 증권시장이 종합지수 600포인트 고지를 넘어 한달 넘게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이유로는 부족하다.

증권거래소측에 따르면, 전년에 비해 국내 투자자 수의 비율이 69%에서 무려 86%로 늘고 거래량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답은 여기서 찾아야 한다. 주가지수가 계속 오르는 것은 외국자본의 추가유입보다 캄보디아 내국인들의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는 게 현실적으로 맞다.

이와 별개로, 투자자의 관심에서 볼 때 반드시 주의할 점도 하나 있다. 최근 자국 증시를 활성화하려는 캄보디아정부의 노력이 더해져 현재 캄보디아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일부 상장기업들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금년 전망 역시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하누크빌자치항(PAS)과 프놈펜자치항(PPAP)처럼 미래가치가 확실히 증명되고 수익성과가 우수한 기업들과 달리 대만계 봉제회사인 GTI과 프놈펜경제특별지구(PPSP)의 경우는 전년도 사업실적이 나쁘고 올해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은 상장기업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이들 기업들의 주가가 다른 유망종목의 인기에 편승해 동반상승했다. 지난 23일 GTI의 종가는 6,640리엘로 상장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이 가진 내재 가치와 전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부 현지투자자들의 ‘묻지마식 투자’나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본유입이 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거래소측은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 투자자본이 유입되길 오매불망 바라고 있지만, 당장 캄보디아 주식시장을 떠받쳐줄 제3의 외국투자자본이 들어왔다는 소식은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싱가포르쪽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질 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만약, 연내 일본을 대체할 외국투자가 더 이상 늘지 않는다면, 일본의 투자기업이 일정시점에 가서는 자신들이 이익을 실현시키기 위해, 일부 주식을 처분할 수도 있다. 이를 떠맡을 제3의 외국자본이 이때까지 부재한다면, 주가하락으로 인한 투자손실은 개인투자자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주식이란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팔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아주 간단한 상식과 진리조차 종종 잊곤 한다. 지금의 여세라면, 종합주가지수가 이번 주쯤 700 고지도 단숨에 넘을 게 분명하다. 현재 분위기라면, 8~900, 심지어 대망의 1,000포인트도 금방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주식이란 오를 때는 한없이 오를 것 같지만, 한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바닥도 보이지 않는 법이다.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기자나 ‘묻지마식’ 투기라면 몰라도, 적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미래가치를 내다보고 제대로 주식투자를 하려는 일반 투자자라면, 언제가 주식을 매입하고 팔 시점인지 타이밍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이상기온처럼 뜨거운 장세가 한 달 넘게 계속 이어질 때는 더더욱 그렇다.

[박정연 기자]